가끔 10년전부터 블로그 보고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기쁘고 창피하고 그랬습니다.소개해드리고싶은 맛집도 가끔, 레시피도 가끔, 일기처럼 다시 끄적여볼게요. 피트. 몇년전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만사 귀찮은 상태..빅토리아 베이커리 서촌점을 갑자기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큰 이유는 없었고 일이 하기싫다...였습니다.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자주 쉬었고 여행도 자주 다녔고 했지만 시차로 새벽 4시에 오픈보고를 받는다거나 여행내내 발주를 해야한다거나 등등 몸은 떠나왔으나 온전히 쉬어가지 못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좀 쉬어가볼까 하고 내놨던 매장이 일주일만에 새 주인을 찾게되어 예상보다 아주 빠르게 후다닥 백수가 되었죠. 7개월을 쉬었어요. 시간이 화살처럼 갔어요. 한달까진 먹고 마시고 놀고 아주 좋더라구요. 하지만 노동에 길들여진 몸이 근질근질해지기 시작하는데 뭔가 당장의 계획 없이 쉬는건 조금 힘든 경험이었어요. 원래 계획은 사실 일본에 가서 잠시 살아보자 였어요. 오래전에 도쿄에서 지낸적이 있는데거기서 베이킹을 처음 시작하고 요리학교도 가고 그렇게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올때 이제 일본은 여행으로만 가자라고 마음 먹었는데 가게를 오랫동안하면서 제가 그리는 방향이 그곳과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유행에 민감할수 밖에 없는 일을 하면서도 또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들에 대한 동경(?) 이런것들이 생기면서 일본은 내가 가고자하는 잘하는 방향과 잘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외국인이 당장 가서 빠르게 가게를 오픈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라 준비하면서 우선 혼자 사부작 할수 있는 작업실을 만들어보자 했던 게 지금의 피트입니다. 메뉴는 긴 휴가때 스웨덴에서 배웠던 카다멈 번으로 정했구요. 늘 새로운 아이템을 여행지에서 계획했었던 터라 헬싱키, 오슬로, 스톡홀롬, 마르세유까지 머물면서 느낀 감성들을 피트에 담으려 했습니다. 여행 얘기는 또 천천히 담아볼게요. 스톡홀롬에서 배운 카다멈번, 시나몬번을 집에서 만들어보는데 같은 레시피인데 그 맛이 안나더라구요. 레시피를 잡느라 많이 힘들었어요.. 오픈이 계속계속 미뤄질수 밖에 없었구요. 오픈을 일주일 앞두고는 평생 걸려본적 없던 대상포진까지.... 뭔가 계획이 생기니 노는것도 조금 즐겁더라구요. 맘편히 놀기. 신난다. 마르세유에서 사온 장바구니. 예전에 살았던 동네라 봄엔 이쁘고 가을에도 이쁜 조용한 동네라는걸 알고 있었던터라 임대종이에 눈이 번쩍. 오픈을 11월중순에 했지만 사실 여름에 계약을 했었어요. ㅎㅎ 그놈의 레시피... 번을 매일 만들다 보니 기꺼이 마루타가 되어준 친구들...알라뷰. 눈뜨면 반죽하고눈뜨면 굽고를 반복.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행복했던 10월쯤 공사를 시작했어요. 발로 그림. 공사를 도와준 천사 엠제이. 공사도 하고 반죽도 하고. 마르세유 숙소에서 본 레드랑 요 하늘색 컬러 조합이 이뻐서 피트 메인컬러로 정했답니다. 생각했던것보다 밝게되긴했는데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어요. 집에 있는 조명들 하나 둘씩 가져다 놓구요... 이제 로고 작업. 빅베때 부터 함께 해 오는 일본인 친구 미오와 바쁜 틈틈히 화상채팅으로 컨셉회의를 했습니다. 발로 그려서 전달하면 찰떡같이 디벨롭해주는.. 내사랑 미오. 처음 피트의 로고는 이렇게 허접.. 다른버전의 번도 구워보고. 또 틈틈히 로고작업... 고생이 많았다 미오. 그리고 또 틈틈히 가구 배치...나의 구린 포토샵... 하얀 테이블을 놨다가 따뜻한 느낌이 덜해서 집 테이블이랑 바꿨는데 하얀테이블도 보니 이쁜것 같기도 하고... 조금씩 피트가 완성되어갑니다.